할머니를 보내드리고 찾은 울산교회
세대를 이어온 믿음의 인연
글 사진 |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김주영 기자

2026년 10월 11일 주일 아침, 울산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지난 8일 소천하신 이종경 은퇴권사님의 삼일장을 치르고, 10일 발인을 마친 다음 날이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할머니를 보내드린 뒤, 고인이 오래도록 몸담으셨던 공동체를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오전 8시 예배에 참석하고 이호상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을 잠시 만나 뵈었다. 장례식에 찾아와 유가족을 위로해 주신 두 분께 직접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했다.
새 예배당은 이날 처음 보았다. 여름과 겨울에 울산을 방문하며 들렀던 예전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낯선 공간을 둘러보며, 이곳과 우리 집안 사이에 이어져 온 시간을 돌아보았다.
국민학교 동창으로 시작된 인연

이야기의 시작에는 할아버지 인정 김덕경과 박두욱 목사님이 계신다. 두 분은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서 함께 자란 국민학교 동창이셨다.
내 조부께서 무령중학교, 울산제일중학교, 학성여중 등 지역의 여러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순환근무를 하실 때, 조부모님은 오랜 동창이 목회하던 울산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이어가셨다.

우리 집안의 기억에는 울산남부교회 개척에 함께하셨던 조부의 이야기도 남아 있다. 교육 현장에서 일하시던 삶과 지역의 신앙 공동체를 섬기던 시간이 나란히 이어졌던 셈이다.

그 인연은 아버지에게도 전해졌다. 내 친부 김건 (갈현교회 은퇴목사님)은 국민학교 시절, 조부께서 울산 시내에서 교직생활을 하시던 일정 기간 이곳에 다니셨다.


이후 성인이 되셔서 목회의 길을 걸으셨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서울노회 소속 갈현교회에서 사역한 뒤 은퇴하셨다.
아버지에게도 어린 시절 예배드리던 이 자리는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26년 6월 은퇴식을 맞이한, 내 아버지.
끝까지 이어오신 섬김

나의 할머니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에도 홀로 출석을 이어가셨다. 이번에 주보를 살펴보니 ‘2병영8’에 속해 계셨다.

할머니는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고 다니셨으며, 교역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섬기셨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까지 믿음의 자리를 지키셨다.
예배를 드리는 동안 그 오랜 시간을 생각했다. 두 분이 함께 다니던 시절부터 홀로 남으신 뒤까지, 얼마나 많은 날을 이 공동체와 함께하셨을까.


앞으로 울산 출장이 있는 날이면 나도 잠시 들러 기도하고 갈 것 같다. 조부모님의 삶을 기억하고, 우리 집안에 이어진 믿음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길에 건네주신 위로

장례식에는 담임목사님 내외분과 장로님들, 성도님들이 찾아와 주셨다. 슬픔 가운데 있던 유가족에게 그 발걸음은 큰 위로가 되었다.


오랫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분들이 마지막 길까지 동행해 주셨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삼일장을 마친 뒤 다시 찾아간 데에는 그 마음을 직접 전하고 싶은 뜻도 있었다.


조부 때부터 이어진 인연을 기억해 주시고, 고인을 보내드리는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가족의 기억과 겹쳐지는 70년의 역사

울산교회는 1955년 가을 정옥수 씨 가정에 모인 여섯 성도의 기도 모임에서 시작해, 1956년 1월 1일 공식 설립되었다. 작은 모임이 지역을 섬기는 공동체로 자라난 것이다.
1963년 부임한 박두욱 목사님은 신앙훈련과 지역 교회 개척·지원에 힘을 기울이셨다. 1995년 부임한 정근두 목사님은 말씀 사역과 함께 복지·청소년 사역, 분립과 개척을 이어가셨다. 정 목사님은 아버지와도 안면이 있으신 분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안치되신 선산 | 울산 울주군 천전리
이 흐름을 살펴보니 교회의 역사와 우리 집안의 기억이 겹쳐진다. 오래된 동창의 인연에서 시작해 조부모님의 섬김과 아버지의 어린 시절로 이어졌고, 이제는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공식 연혁에 모두 적히지는 않더라도,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돌보며 살아온 성도들의 시간 또한 그 역사 안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 공간에서 이어갈 기도

2026년 1월 4일에는 새 예배당 입당 및 설립 70주년 감사예배가 열렸다. 2020년 3월 부임한 이호상 목사님과 성도들이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건축을 추진했고, 2025년 11월 복지관과 본관의 사용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이날 처음 둘러본 공간에서 앞으로 이어질 예배와 만남을 생각했다. 다음 세대가 말씀 안에서 자라고, 외롭거나 슬픈 이웃들이 위로를 얻으며, 지역 곳곳에 복음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오전 예배 사회를 보신 목사님도 나와 같은 ‘김주영’이라는 이름이어서 잠시 반가웠다. 무거운 마음으로 찾아간 날에 남은 작은 기억이다.

할머니를 오랫동안 사랑으로 품어 주신 울산교회에 감사드린다. 은퇴하신 아버지와 함께 이 공동체의 사역과 울산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겠다.
2026년 10월 11일
장례를 마치고 다시 예배의 자리를 찾은 날.
멀바우 원목 십자가 무드등 LED 기독교 새신자 교회 선물 각인문구
더라임코리아
naver.me

제 여행은 유튜브에도 지속 업데이트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Written by
책 독서하는 여행일상 블로거유튜버 지구별시골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