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석굴암,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세계유산 여행의 이유

글·사진 | 지구별시골쥐 @joonimism
국가유산진흥원 서포터즈 방캠즈 4기 김주영


올해 국가유산방문캠페인을 통해 경상북도 경주와 안동을 여러차례 방문했는데요. 그 여정에서 발자취를 남긴 수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을 선택하겠습니다.

국가유산 방문코스 | 경주 불국사 & 석굴암

두 곳은 통일신라 8세기의 불교문화와 건축·조각 기술을 대표하는 유산으로, 1995년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어요. 국가유산 방문코스인 ‘천년 정신의 길’에서 신라인들이 꿈꾸었던 이상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천년 전 사람들이 남긴 건축물에서 오늘날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1. 경주 불국사, 돌계단에 담긴 천년의 철학

토함산 자락에 자리한 불국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자연과 건축의 조화였어요.
숲과 석축, 돌계단과 마당의 여백까지. 거대한 사찰이면서도 주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불국사는 751년 신라 경덕왕 때 김대성의 발원으로 창건이 시작되어 774년 완성된 것으로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청운교와 백운교

청운교와 백운교 앞에서 한참 발걸음을 멈췄어요.
아래쪽 백운교 18단, 위쪽 청운교 16단으로 이루어진 이 돌계단은 단순한 출입시설이 아닙니다.
속세에서 부처의 세계로 향하는 과정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죠.

청운교와 백운교


연화교와 칠보교

그 옆의 연화교와 칠보교 역시 불교의 극락세계를 상징하고 있어요. 신라인들은 이렇게 돌 하나에도 철학을 새겨 넣었던 것이죠.

2. 석가탑과 다보탑, 서로 달라서 더 아름다운 조화

대웅전 앞마당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석탑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석가탑

간결하고 균형 잡힌 석가탑, 복잡하면서도 화려한 구조의 다보탑.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인데도 같은 공간에서 놀라울 만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요.

다보탑

특히 다보탑은 사각형과 팔각형, 원형을 정교하게 결합한 신라 석조예술의 걸작입니다. 우리나라 10원 동전의 모델이기도 하죠.

저는 이 두 탑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이란 반드시 똑같은 모습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보탑

서로 다른 존재가 조화를 이루는 것, 어쩌면 신라인들이 추구했던 이상세계도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3. 석굴암, 차가운 화강암에 담긴 따뜻한 미소

불국사에서 토함산을 따라 올라가면 또 하나의 세계유산인 석굴암을 만납니다.

불국사가 걸으며 체험하는 공간이라면, 석굴암은 멈추어 바라보며 사색하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석굴암 가는 길


석굴암 입구

석굴암은 자연동굴이 아니라 화강암을 정교하게 다듬어 조립한 인공 석굴이에요. 직사각형 전실과 원형 주실을 연결하고, 그 중심에 본존불을 배치했습니다.

문화해설사 님이 보여준 석굴암 자료

석굴암 내부는 실내 촬영 금지

석굴암 내부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촬영이 제한됩니다. 본존불은 유리벽 밖에서 관람해야 하니 현장 안내를 따라주세요.

석굴암은 불교의 이상세계와 신라의 뛰어난 건축·조각 기술이 하나의 공간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순간은 유리벽 너머 본존불을 마주했을 때입니다. 차가운 돌을 깎아 만들었는데도 그 표정에서는 놀라울 만큼 따뜻하고 평온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1910년대 석굴암 보존불의 모습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마음의 위안을 얻었을까요? 그 순간만큼은 사진보다 눈으로, 설명보다 마음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석굴암 | 일본제국에 의해 완전히 해체됐던 모습(1914)

한편, 일제강점기 때 석굴암은 일본제국에 의해 파해쳐진, 우리나라에게는 비극적인 상흔이 깊게 남겨진 장소이기도 합니다.

해체 당시 기념 사진을 찍은 일본제국인들

있어야 할 우리 유산이 보이질 않습니다.

일본제국이 우리나라 유산에 저지른 이같은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4. 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유산일까?

저는 올해 경상북도 경주와 안동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유산 장소를 방문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어요. 좋은 문화유산 여행은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마음에 남겼는지로 완성된다는 것.

저는 불국사에서는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석굴암에서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정신의 깊이를 느꼈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유적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천년 전 신라인들이 꿈꿨던 세상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두 곳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유산으로 선정했습니다.

5. 경주 불국사·석굴암 여행 기본정보

구분

불국사

석굴암

위치

경주시 불국로 385

경주시 불국로 873-243

대표 유산

청운교·백운교, 석가탑, 다보탑

석굴암 석굴과 본존불

관람 특징

석조 건축과 사찰 경내 산책

석굴 조각과 불교예술 감상

추천 체류시간

약 1~1.5시간

약 40분~1시간

국가유산방문코스 여권 도장 위치

청운교 백운교 바로 앞 불국사안내소

석굴암 입구로 올라가는 돌계단 시작점에 있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불국사 여권 도장 | 청운교 백운교 바로 앞 불국사안내소

6. 천년 정신의 길, 여행이 끝나도 남는 것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은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유명한 포토존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때로는 오래된 돌계단 앞에 멈춰 서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여행이 더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하니깐요.

올해 국가유산방문캠페인을 마무리하며 저는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천년 전 신라인들이 남긴 것은 돌과 건축물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삶의 철학과 정신이 담겨 있었어요.

여행은 끝났지만 그곳에서 만난 질문과 감동은 오래도록 제 안에 남을 것 같습니다.여러분에게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국가유산은 어디인가요?

제 여행은 유튜브에도 지속 업데이트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Written by
책 독서하는 여행 일상 블로거 유튜버 지구별시골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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